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길이 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구름은 낮게 깔렸고, 일찍이 어둠이 드리운 저녁이었다.
지친몸을 이끌고 자전거 해드라이트를 켠 나는,
어느새 인적이 드문 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좁은 인도에 접어들 무렵,
저 멀리 한 여고생이 가방을 매고 걸어가고 있었다.
"이 시간에..?"
하는 생각을 하고, 좁은 인도를 탓하며
나는 자전거 속도를 줄여갔다.
먼 거리에 있던 여고생이
점점 내 눈의 시야에 선명한 인상을 보이던 순간.
나는 자전거를 멈추고 내 눈을 의심하며,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등에 가방을 매고 얼굴이 뒤로 돌아간 여고생.
어디 싸구려 공포이야기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내 눈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오- 하느님 제발.. 왜 나에게 이런일이..."
가지도 오지도 못하고 서있는 내 자전거 옆으로,
그 여고생이 스쳐 지나갔다.
살 얼음같이 차가운 미소를 보이던 그 여고생은
내가 서있는 것에 아랑 곳 하지 않고
그저 자기 갈 길을 걸어갈 뿐이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패달을 밟을려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본 그 순간.
그 여고생은 나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가방을 앞으로 맨 여고생.
철저한 계산과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
대형 낚시에 성공한 그 여고생은
그렇게 내 눈에서 멀어져 갔다..
- 2008.09.08 -
bY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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