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야구게임들

내가 실질적으로 야구를 좋아하게 된건
솔직히 말해 ‘게임’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야구는 농구나 축구에 비해 다이나믹하지 않고,
단순히 던지고 치면 되는 그런 스포츠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야구 게임을 하면서 어느정도 간접체험을 해본 뒤론 내 생에 최고의 스포츠는 야구가 되었다.

투수와 타자의 그 묘한 심리전.
그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나를 야구의 세계로 끌고간 게임들을 소개해 본다.

 

하드볼 3


제작사 : Accolade
제작년도 : 1992

– 가장 처음접한 야구게임이다. 초등학교 5~6학년 때였던거 같다.
DOS용 야구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그래픽도 좋았고 해설까지 나왔으니 야구라는 스포츠에 차츰차츰 재미를 가지기에 충분했다.

단, 버그가 있어서 어떻게 하면 손 쉽게 3구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

 

 

하드볼 4


제작사 : Accolade
제작년도 : 1994

– 본격적으로 나를 야구로 끌어들인 녀석이다.
저 그래픽을 보라- 3D가 아직 나오지 않았던 시대에 실사를 이용한 애니메이션동작들은 충분히 놀라움을 이끌어 냈다. 또 한 이 게임은 나를 ‘게임패처(패치를 만드는 사람)’의 길로 인도하게 되었으니..
하드볼 시리즈는 메이져리그를 구현한 게임이었으나 라인센스 문제인지 팀 로고들이 모두 가상의 로고였다.
다행히 게임 내에서 에디트가 가능했기에, 나는 등록되어있지 않은 박찬호도 등록하고, 메이져리그 30개구단 로고이미지를 구해서 게임에서 열심히 도트를 찍어가며 실제와 똑같이 만들었었다. 고전게임 사이트에도 올리고 했는데 지금은 그 파일이 없어져버렸다.
이 글을 포스팅하기 위해 이래저래 게임에 대한 정보를 찾았는데, 하드볼 4는 선수사진이 나오지 않았지만
그걸 나오게 해주는 ‘공식패치’가 있었드랜다..아- 그 때 알았으면 더 재밌게 했을 텐데..ㅎ
하드볼 5의 존재를 알게되면서 4를 그만두고 5로 옮길려고 ‘자- 오늘이 마지막 게임이다’ 하는 마음으로 하드볼 4의 마지막 경기를 치뤘는데, 세상에..
무려 27점이나 뽑아내면서 게임을 그만둘 수 없게 만들었던 녀석이기도 했다..

 

 

하드볼 5


제작사 : Accolade
제작년도 : 1995

– 디스켓게임에서 CD게임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에 출시된 게임이다.
그 당시 메이져리그 선수들이 구현되어있고 그래픽도 4에 비해 ‘살짝’ 바뀌었다. 1년만에 새로운 버젼이 나왔으니 그래픽 부분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되겠다. 카메라 시점도 다소 바뀌었고, 무엇보다 놀랍고 나를 황당하게 했던건, 4보다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사실 4가 좀 아케이드적인 면이 컸다. (27점이나 뽑았으니까) 반대로 5는 좀 더 시뮬레이션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만큼 게임이 어려워 졌었다. 또 한가지 놀라웠던건 4때는 어땠는지 몰랐지만, 5에서는 선수 이름까지 해설자가 불러주었다.
그러나 역시 이번판에도 박찬호는 등록되어있지 않았다.

 

 

하드볼 6 2000 에디션


제작사 : Accolade
제작년도 : 1998,1999

– 본격적으로 3D로 나온 하드볼 시리즈이자, 하드볼의 마지막 시리즈이다.
전편의 2D만도 못한 3D때문에 제작사는 욕을 엄청먹고 망하기까지 했던 비운의 작품. 1998년도에 6가 나왔고 1999년도에 6를 살짝 보완한 2000 에디션이 나왔는데,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직접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이 매리트였다. 팀로고 또한 실제 메이져리그 구단 로고를 사용하였고, 어설프지만 나름 모션캡쳐를 통해 3D 동작들을 구현하였다..
여태것 내가 해본 모든 야구게임 중에서 ‘팀로고 이미지’는 하드볼 6를 제일 좋아한다. 평범하지 않고 살짝 효과를 준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또한 멀티로도 몇게임 즐겨봤는데, 야구게임을 누군가와 상대해 본다는 재미를 처음 접해본 의미있는 게임이다.

 

 

하이히트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2002


제작사 : 3DO
제작년도 : 2001

– 하드볼 시리즈 이후에 즐겁게 즐겼던 게임이다. 어콜레이드가 망하면서 하드볼 시리즈가 더 이상 나올 수 없게 되었을 때, 어콜레이드 사의 프로그래머들이 3DO로 옮겨가면서 나온 시리즈이다.
하이히트 2001은 타이틀 앞에 ‘새미소사의’ 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이름을 날릴려고 했으나, 2002때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과감히 수식어를 때버리고 본 타이틀을 사용하였다.
하이히트 2002는 그야말로 야구게임에 한 획을 그엇다고 봐야한다. 그동안 그래픽만으로 먹고 살아왔던 EA사의 트리플플레이 시리즈를 망하게 만든 장본인임과 동시에 엄청난 데이터양으로 승부했다.
데이터부분에선 역시 하드볼의 제작진들 답게 세세한 부분까지 구현했고, 선수 에디트나 게임에디트 역시 자유로운면이 많았다.
하드볼 4 이후로 가장 오래, 가장 재밌게 즐겼다. (팬 홈페이지까지 운영했었다;;)

 

 

하이히트 메이져리그 베이스볼 2003


제작사 : 3DO
제작년도 : 2002

– 2002에 비해 크게 달라진게 없던 2003.. 선수 데이터정도만 바뀌었을 뿐 그래픽이나 자잘한 버그들은 별로 수정되지 않았었다. 더구나 이즈음 EA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MVP 베이스볼 2003이 나오면서 하이히트에 큰 위기가 닥치게 되었다. 나름 재밌게 플레이 했지만 역시 전작 2002와 별 다른 느낌이 없던터라 크게 오래 하진 못했다.

 

 

하이히트 메이져리그 베이스볼 2004


제작사 : 3DO
제작년도 : 2003

– 전작의 실패아닌 실패를 접한 뒤로 2004는 획기적인 그래픽의 발전으로 돌아왔다. 게임도 재밌었고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이미 야구 게임계는 MVP 베이스볼 시리즈가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꽤 늦게 출시되었기에 그만큼 기대감도 있었지만 같은 시대에 나온 MVP시리즈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그래픽과 선수구현능력으로 안타까움을 맛 봐야 했다.
개인적으로 MVP를 해야할까 하이히트를 해야할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결국 선수모델링이 우수했던 MVP로 마음을 돌렸다.

 

 

MVP 베이스볼 2003


제작사 : EA SPORTS
제작년도 : 2002

– 하이히트에게 밀려 트리플플레이를 접어야 했던 EA.. 하지만 새롭게 MVP 시리즈로 돌아왔다. 돌아오자 마자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나서며 역시 EA!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하이히트에 비해 뛰어난 선수 그래픽과 모델링은 하이히트로 넘어갔던 팬들을 다시 데려오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게임성도 좋아졌고 특히 인터페이스가 여타 야구게임과 달리 정말 야구라는 스포츠에 어울리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최희섭이 타자박스에 들어서면 관중석에서 ‘빅초이’를 연발하는 소리까지 구현되었으니 팬 서비스로도 상당히 뛰어났다.

 

 

MVP 베이스볼 2004


제작사 : EA SPORTS
제작년도 : 2004

– MVP 2004가 나오므로써 야구계는 EA가 장악했다고 봐야한다. 이젠 말하기도 지겨운 그래픽의 엄청난 발전과 모션의 다양화는 전작을 넘어서 최고수준에 이르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또한 2004년에는 보스턴이 86년만에 우승할지도 모르는 그런 시기였기에 MVP가 더욱더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다. 본격적인 EA의 독주가 시작된 셈이다.

 

 

MVP 베이스볼 2005


제작사 : EA SPORTS
제작년도 : 2005

– 야구게임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가장 재미있고, 가장 뛰어난 그래픽의 게임으로 남을만한 대작이 바로 MVP 2005이다. 더구나 국내엔 한글판으로 출시되어 게임을 즐기기에 방해되는 요소를 최소화했다. 2004년 보스턴의 86년만의 우승으로 인해 MVP2005는 온통 보스턴으로 꾸며져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EA 가 2005를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판권을 잃은 바람에 더이상 메이저리그판 MVP 시리즈를 만들 수 없게 되었다. (미국 대학리그로 2007까지 나왔다)
때문에 PC용 야구게임은 더이상 진보를 잃게 되었다고 봐야했다. 새로운 PC판 야구게임이 나오고 있지 않기에 MVP 베이스볼 2005는 아직까지도 인기가 많다. 더구나 국내 패처들의 끈질긴 노력과 분석으로 최근에는 EA에서 구축해놓았던 시스템까지 바꿔버리는 등, 다양한 새로운 시도들이 MVP 2005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EA의 배려인지.. 패처들의 노력인지.. MVP 2005는 아직도 연구해봐야할 대상이라고 한다.
이 게임은 여태것 내가 즐겼던 모든 야구겜에서 당연 으뜸이라고 말하고 싶다. 단순히 하는 경기 외에 미니게임이나 자잘한 선수모션까지 다양하게 만들어 놓았기에 쉽게 질리지가 않는다. 더구나 패처들의 다양한 패치들까지 꾸준히 나오고 있어 질릴 틈도 없다고 봐야겠다.

MVP 2005를 끝으로 나의 심금을 울릴만한 새로운 야구게임을 접하지 못했다.
콘솔로 MLB2K 시리즈와 MLB더쇼 시리즈가 나오고 있지만, 콘솔이 없는 관계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국내 프로야구게임이 MVP 2005수준으로 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메이저리그를 여태것 게임으로 즐겼지만 역시 나는 한국프로야구가 더 정이간다.

어쩄든, PC 패키지로는 더이상 야구게임이 나오고 있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EA나 2K 스포츠사에서 어떻게 좀 손을 써줬으면 좋겠다. 한글화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나와주기만 해다오..ㅠ.ㅠ
(MLB2K 시리즈가 PC로 나오면 대박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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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Responses

  1. 전중 댓글: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PC 게임들이군요. 제 경우엔 하드볼→트리플플레이→하이히트→MVP 순으로 플레이 했었는데 요즘들어 새로운 게임 발매가 아쉬워지네요. 물론 지금도 많은 패치 덕분에 2005는 간간히 즐기고 있지만요 ㅎㅎ

  2. 전중 댓글:

    참, 중화프로야구와 사내스포츠의 한국프로야구도 있었군요. ㅎㅎ

    • 31 J.Ha 댓글:

      즐겁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사내스포츠의 한국프로야구도 해봤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계속 발매되서 점점 발전했었다면 좋았을 텐데..

  3. 패닝홀릭 댓글:

    어렸을때 컴보이로 하던 야구 게임을 제외 하면 ,저 역시 하드볼 부터 야구 게임을 본격적으로 접했었습니다 ㅎㅎ
    최근엔 콘솔로만 야구 겜이 나와서 어쩔수 없이 콘솔 작만 하게되는데 mvp2005도 상당한 작품이지만 mlb 더쇼 같은 타이틀은 정말 잘 만들었더군요.체인지업에 매번 당하면서 느끼는데 구질 묘사같은건 제일 훌륭한것 같더군요.
    그리고,일본쪽에서 나오는 실황 시리즈도 대전 자체의 맛은 덜하지만 혼자 하기에는 최고의 게임같더군요.

  4. 패닝홀릭 댓글:

    한국 프로야구가 겜으로 나오는건 저도 항상 꿈꾸는 건데,mvp2005 크보 패치라도 완성판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 31 J.Ha 댓글:

      MLB더쇼!! 정말 하고싶습니다!!!
      듣기론 리플레이라던지 기타 게임분위기가
      TV중계랑 거의 흡사하다고 하던데..

      아 부럽네요- 콘솔유저분들은……….ㅠ.ㅠ

  5. Harold 댓글:

    MVP 베이스볼은 다 좋은데, 투수 모드가 좀 별로더군요. 위쪽 직구, 몸 혹은 바깥쪽 슬라이더, 아래쪽 커브면 무조건 삼진..
    넘버 패드와 시프트를 이용해서 방향을 고르는건 좋은데 너무 단순화되었다는게 아쉽습니다..

    • 31 J.Ha 댓글:

      아 확실히 특정 구질이나 구위가 통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데이터파일이나 튜닝으로 최대한 줄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죠…
      MVP는 키보드보단 게임패드로 즐기시길 강력추천합니다!

  6. 덕수옹 댓글:

    옛 생각하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야구 게임에 대해 열정적이고 박학다식한 분이

    요새 나오는 콘솔 야구 게임을 못 하고 계시다는게 아쉽네요.

    MLB The show. 정말 최고의 야구게임이 나온 것 같습니다. 권해드리고 싶네요.

    콘솔기기가 없다고 하셨으니

    올해 2k9이 PC판으로 나온걸 보면

    지금쯤 그걸 즐기고 계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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